세상은 원래대로 돌아갔다.

마신은 사라졌고 근원의 스타토토사이트 좌란 이름도 없어졌다.

요조와 옥황, 신왕들마저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들은 기억하지 못했다.

화이가 남긴 흔적들 또한 사라져 갔다.

그런 세상에 롤토토사이트 내려앉았다.

그의 옆에 있는 것은 황금의 소녀뿐.

화이는 모든 것이 시작된 골목길을 걸었다.

로고스는 그런 화이의 옷자락을 롤베팅 있었다.

“로고스.”

“네, 아버지.”

“내 선택이 옳았을까?”

로고스가 작게 웃었다.

“아버지가 옳다고 생각하셨다면, 롤배팅 거예요.”

“…그렇군.”

세상은 더욱 올바르게 바뀌었다. 그러나 그곳에 화이가 있을 공간은 남지 않았다. 가족들은 이미 레스피엘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고 이환하숙의 이들은 그를 기억치 못하리라.

전지의 힘은 남았다.

하지만 더는 사용할 일이 없으리라.

“그래. 잘된 것이겠지.”

그때, 전화가 울렸다.

화이가 무의식적으로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눈을 크게 치켜떴다.

“오빠! 어디야?”

“…연희냐?”

있을 수 없는 일. 있어서는 안 되는 일.

하나 골목길 끝의, 화이의 스타베팅 멀쩡하기 그지없었다.

“하, 하하…….”

화이가 허탈하게 웃었다. 어떠한 감정이 들었기에 그런 웃음이 나왔는지 화이는 롤드컵토토 못했다. 하나 기쁨만큼은 분명하게 느껴졌다.

“선물, 선물이라…….”

화이의 감각이 넓게 펼쳐져 나갔다. 세상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롤토토 스타토토 수 있었다. 지금 화이가 있는 세계는 3년 전, 모든 것이 시작되기 이전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음을.

화이가 손을 내저었다. 저 멀리서 광채가 번뜩였다.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은 번개를 쏟아내었다. 내리쳐진 번개는 탐욕스러운 흡혈귀의 전신을 불살라 아무 힘 없는 인간으로 되돌렸다. 탐욕백 레스피엘은 한낱 인간이 되었다. 이것으로 가족들이 목숨을 잃을 일은 없으리라.

“잘되었어. 정말로…….”

화이가 휘청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그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 * *

3년이 지났다.

가족들은 처음에 로고스를 데려온 화이를 보며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여동생은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유괴범이 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하려고까지 했었다. 하지만 화이에게 어떤 사정이 있었음을 눈치챈 아버지 영문은 로고스를 먼 친척의 아이라고 둘러대었고, 이내 가족으로 받아들여졌다.

그것이 1년 전의 일.

“사제! 구요당은 갔다 왔어?”

“네, 사형.”

황곤도사의 물음을 들으며 화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화이가 밤의 세계에 발을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것을 알게 된 영문은 그에게 스승을 소개해 주었다. 구음선녀 화린. 그리고 그의 제자 황곤도사를 보며 화이는 인연을 느꼈다.

이환하숙은 다른 장소에 세워졌다. 황곤도사는 화이에게 당분간 그곳에서 살지 않겠냐고 물었고, 흔쾌히 응했다. 그리고 1년간 로고스와 함께 이환하숙에서 살았다. 그리고 낯익은 얼굴들을 다시 보았다. 호연, 한서, 준오, 라큐르까지.

이환하숙에서의 1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레스피엘의 흔적을 쫓던 리리스를 만나고, 그녀의 소개로 자령, 그리고 요조와 인연을 맺고. 그를 찾아온 아담과도 만났다.

이전 세계의 인연들은 거의 다 이어졌다.

그들은 화이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상관없었다.

인연이란 새로이 쌓아 나가면 되는 것이니.

화이는 행복했고, 또 즐거웠지만 어딘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항상 그의 곁에 있어 주었던 검은 소녀. 바로잡힌 세계에는 존재할 수 없는 이.

화이는 어렴풋한 그리움을 느끼며 소파에 몸을 누였다. TV에서는 피가 잔뜩 튀기는 영화가 방영되고 있었다. 화이가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을 입으로 옮겼다. 괴상한 상쾌함이 입안을 가득 메웠다.

“…하여간, 이걸 무슨 맛으로 먹었는지.”

민트맛 아이스크림은 몇 번을 먹어도 괴상한 맛이었다. 하지만 화이는 계속해서 그것을 입으로 옮겼다. 로고스는 옆에서 팝콘을 와작와작 씹었다.

“잠깐! 들어오면 안 된다!”

황곤도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침입자를 쫓아내는 모양이었다. 알게 모르게 수련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황곤도사는 이전과는 격이 다른 성취를 이루었다. 물론 본인은 화이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리라. 화이는 신경을 끄고 다시금 시선을 돌렸다.

“시끄러워! 갑자기 이사 가서 찾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날카로운 소녀의 목소리. 더없이 익숙하고, 그리워했던 목소리. 화이가 황급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확인해야만 했다. 이것이 그의 착각인지, 아니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인지. 집을 나서는 와중에도 황곤도사와 주인 모를 목소리는 계속해서 성을 내며 다투고 있었다.

“난 그쪽을 모른다니까!”

“어어? 누렁이 너, 많이 컸다?”

“그러니까 누렁이가 아니래도요……! 어, 내가 왜 이런 말을……?”

말도 안 된다. 있을 수 없다.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화이는 기대하고 있었다.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모른다는 소리만! 됐어. 선생이나 불러와!”

그리고, 기대는 확신으로 변했다.

“아, 아아…….”

화이는 보았다. 황곤도사와 실랑이하는 소녀의 모습을. 사라질 때와 마찬가지로 검은 드레스 차림을 하고 검은 연기를 뭉게뭉게 뿜어내는 소녀를.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친우를.

“어! 선생! 말 좀 해 봐. 누렁이가 감히 나한테…….”

“누렁이 아니라고요!”

눈물이 흘렀다. 감당치 못할 만큼 눈물이 흘러내려 화이는 자기도 모르게 도로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전지를 얻었음에도 넘쳐나는 감정을 어찌할 수 없었다. 어찌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지금은 그저 이 순간을 느끼고 싶었다.

“아, 으아아아…….”

“선생?”

“메피, 메피스토…….”

화이가 검은 소녀를 끌어안았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그리고는 하염없이 눈물만을 흘렸다. 검은 소녀는 무어라 말하려 하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화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항상 곁에 있어 주겠다고 했잖아.”

“아, 아아…….”

“뭐야. 설마 못 믿었던 거야? 실망이 큰데?”

검은 소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후후. 다녀왔어.”

화이 또한 입을 열었다.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웃어 보이며.

“…그래. 어서 오게나.”

조물주의 선물은 너무나도 감미로웠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 * *

“아버지! 갑자기 어디를… 어라?”

화이 옆에 선 메피스토를 보며 로고스가 침음을 흘렸다. 그녀는 화이의 지성을 이어받은 존재. 조물주의 선물이라는 것이 그녀임을 알 수 있었다.

“선생, 내가 없다고…….”

“아, 아니. 로고스일세, 로고스. 잘 보게나.”

“흐응. 됐어. 오늘은 특별하니까 봐줄게.”

메피스토가 싱긋 웃으며 로고스에게로 다가갔다. 화이가 아버지라면 자신은 어떤 존재일지 뻔하지 않겠는가. 메피스토가 로고스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후후. 자, 엄마라고 불러…….”

“��.”

키이잉—!

황금빛 광선이 쏟아졌다. 검은 연기를 둘러 간신히 그것을 막아 낸 메피스토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로고스가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화이의 앞을 막아섰다.

“아버지한테 가까이 오지 마라!”

“어? 선생, 얘도 기억이…….”

화이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두통이 엄습해 왔다.

“…아니. 로고스는 멀쩡하네.”

로고스가 엄지손가락을 땅바닥으로 향했다.

“지옥으로 돌아가라, 악마! 아버지는 못 준다!”

“흐응. 그렇단 말이지.”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내 황금빛 광선과 그것을 집어삼키려는 어둠. 그 모습을 보며 화이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 그 입가에는 분명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자가 하나 더 있었다.

“…신고해야 하나?”

자신의 사제를 두고 싸우는 두 소녀를 보며 황곤도사가 신음을 흘렸다.

* * *

“자. 내가 뭐라고?”

“…어머니요.”

“좋아. 그럼 아이스크림 하나 갖고 와 봐.”

싸움은 메피스토의 승리로 끝났다. 물론 화이가 뒤에서 힘을 빌려주었기 때문이었지만 승리는 승리. 로고스는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꼭 그 모습이어야 하나?”

“왜? 싫어?”

“아니, 하숙생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

지금도 주방에서 물을 꺼내가는 호연의 눈은 마치 위험한 범죄자를 보는 것만 같았다. 화이가 그녀를 바라보자 호연은 화들짝 놀라 황급히 발길을 돌렸다. 황곤도사마저 화이에게 올바른 도道에 대해서 일장연설을 했었으니.

“그럼 이 모습으로 있을까?”

검은 소녀의 모습이 변해 갔다. 외눈안경을 쓴 신사가 화이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이전 모습으로 부탁하네.”

“크크. 사실 나도 이게 제일 편해.”

다시금 검은 소녀의 모습을 취한 메피스토가 중얼거렸다.

“사실 나도 잘 몰랐는데, 아무래도 이 모습이 제일 내 본질에 가까운 것 같더라고.”

“그렇군.”

화이는 구태여 그녀가 로고스의 파편임을 말하지 않았다. 아이스크림을 퍼먹는 메피스토를 보며 화이가 물었다.

“메피스토.”

“응?”

“어디에 있었나?”

검은 소녀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심연.”

“그렇군.”

화이는 더 묻지 않았다. 그녀 또한 가장 존귀한 존재와 마주했으리라. 본래라면 있어서는 안 되는 메피스토가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은 더 원이 이치를 비틀어 그녀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리라.

“맛있나?”

“응.”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메피스토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마신은, 지옥은 어떻게 된 것인가. 왜 저들은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가. 이 세상은 어떻게 되었나. 하나 묻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함께 있는 이 순간만으로도 충분했으니.

“선생, 먹을래?”

“아니. 입에 안 맞아.”

“크크. 얼마나 맛있는데.”

아이스크림 숟갈을 입에 문 메피스토가 말했다.

“그래서 선생, 이제 뭘 할 거야?”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흑암의 어둠이 사위를 가득 메웠다. 검은 소녀의 목소리가 간드러지듯 변하며 매혹의 빛을 띠었다. 메피스토가 화이를 뒤에서 끌어안고는 그의 귀에 속삭였다.

“자. 무얼 원하지, 선생? 부? 명예? 아니면 이 세상 전체? 어떤 것을 선택하든 난 선생의 편이야. 그 목표를 향해 한 몸 바쳐 주지.”

대악마가 읊조리는 것은, 세상에 처음 나와 물어 왔던 질문. 한 명의 도사와 한 명의 악마의 이야기가 시작될 적의 문답. 그리고 정답 또한 이미 나와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이 많네.”

화이는 웃었다. 지금껏 지어 본 그 어떤 웃음보다도 순수하게. 가슴에서 우러나는 행복과 기쁨이 담뿍 담겨 있는 웃음. 만상의 끝을 본 사내는 가장 소중한 친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일단은 밥부터 먹을까?”

메피스토가 정답이라는 듯 환하게 웃었다.

-끝-

[후기]

안녕하십니까.

삼류 글쟁이, 긴아입니다!